2025년 7월, 미국 의회는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최초의 연방법인 GENIUS 법안(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을 통과시켰습니다. (Washington Post 관련기사 클릭, AP통신 기사 클릭) 트럼프 대통령 출범 이후로 관세며 외교며 여러 분야에서 폭풍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중에, 코인과 관련된 법안이라니, 이건 또 뭐지? 하는 반응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GENIUS 법안이 무엇인지, 이번 법안 통과가 앞으로 암호화폐 사용자, 투자자, 기업,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GENIUS 법안이란? 🇺🇸
2025년 7월, 미국 의회는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최초의 연방법인 GENIUS 법안(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은 가치가 안정적인 디지털 화폐인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첫 번째 연방 차원의 규제입니다.
- 상원: 2025년 6월 17일, 68대 30으로 통과
- 하원: 2025년 7월 17일, 308대 122로 통과
- 트럼프 대통령: 2025년 7월 18일 서명하여 법률화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기업을 위한 명확한 규칙을 제공하고, 사용자와 투자자를 위한 더 안전하고 투명한 환경을 만듭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입니다. 쉽게 말해, 디지털 달러 같은 역할을 합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일반 암호화폐는 가격이 하루에도 크게 오르내릴 수 있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이름처럼 ‘안정된(stable)’ 가치를 갖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같은 전통적인 통화에 가치를 연동시킵니다. 예를 들어, USDC나 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이 보통 1달러의 가치를 가집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회사는 발행한 코인 수만큼의 현금이나 안전한 자산(예: 미국 국채 등)을 은행에 보관합니다. 즉, 100만 개의 스테이블코인이 유통 중이라면, 100만 달러의 자산이 예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온라인 결제, 은행 없이 돈 보관, 해외 송금 등을 빠르고 저렴하게 할 수 있어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가격이 급변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성도 높습니다. 즉,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의 편리함과 전통 화폐의 안정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디지털 자산입니다.
왜 지금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나?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달러처럼 사용되며, 온라인 결제, 암호화폐 거래, 해외 송금 등 다양한 용도로 쓰입니다. 하지만 명확한 규제가 없어서 위험성과 혼란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일부 스테이블코인이 무너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본 적도 있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아래와 같은 목표를 위해 이번 법안을 통과시킨 것입니다.
- 스테이블코인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 사용자 보호를 강화하고,
- 기업을 위한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 미국 내 암호화폐 기반 혁신을 촉진하고자 합니다.
GENIUS 법안의 핵심 내용
1. 스테이블코인의 정의 명확화
'지불용 스테이블코인'이란 실물 자산(달러, 국채 등)에 의해 1:1로 보장되며 실제 화폐처럼 사용되는 디지털 화폐를 의미합니다.
2. 정부 승인 받은 발행자만 허용
스테이블코인은 다음 중 하나의 조건을 만족한 기관만 발행할 수 있습니다:
- 은행 또는 그 자회사
- 재무부나 통화감독청(OCC)의 승인을 받은 비은행 기관
- 자산 100억 달러 이하인 소규모 발행자는 주정부의 승인으로 가능
3. 1:1 자산 보유 필수
모든 스테이블코인은 현금 또는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한 자산으로 1:1 보장되어야 하며, 매달 자산 내역을 공개해야 합니다.
4. 사용자 환급 가능성 보장
사용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스테이블코인을 실물 자산(달러 등)으로 100% 환급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5. 정기 감사 및 감독
발행자는 다음을 따라야 합니다:
- 매달 외부 감사 보고 공개
- 자금세탁 방지법(BSA) 준수
- 정부 인증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이름 금지
6. 연방과 주의 균형 있는 규제
소규모 발행자는 주정부의 인가로 가능하지만, 연방 기준에 부합해야 하며 연방 기관이 전체 시스템을 감시합니다.
7. 해외 스테이블코인 규정
해외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내에서 사용되려면 미국 기준과 동등한 수준의 규제를 받은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8. 시행 시기
- 대부분의 규정은 법안 서명 후 18개월 후 발효
- 일부 규정(예: 비인가 스테이블코인 발행 금지)은 3년 후 적용
GENIUS 법안이 중요한 이유
1. 디지털 화폐에 대한 신뢰 형성
스테이블코인의 자산 보장, 감사, 투명성이 강화되어 안정성을 높입니다.
2. 혁신을 장려하되 규칙을 설정
기업들이 합법적이고 안전하게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고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3. 더 빠르고 저렴한 결제 가능성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 기업의 결제 수수료 절감
- 해외 송금 시간 단축
- 소액 결제, 디지털 전환 촉진
4.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강화
이번 법안은 미국이 글로벌 디지털 화폐 경쟁에서 앞서 나가도록 돕고, 달러의 국제적 위상을 유지하는 데 기여합니다.
GENIUS 법안에 대한 우려와 비판
이번 법안은 시장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기관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동시에 일반 투자자, 전문가, 정치 분석가들 사이에서 아래와 같은 비판과 우려도 함께 제기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암호화폐 관련 이해관계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에는 암호화폐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인물이었지만, 2024년 이후 입장을 급격히 바꾸었습니다. 그의 아들 에릭 트럼프(Eric Trump)는 특정 NFT(Non-Fungible Token) 프로젝트에 직접 관여한 바 있으며, 트럼프 브랜드의 NFT 카드를 발행하여 수익을 올렸습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본인도 암호화폐 지갑 주소를 공개하고 정치 후원금을 암호화폐로 받는 것을 허용하면서, 암호화폐 업계와의 직접적 연결을 만들었습니다. (관련 기사 클릭)
이런 배경 속에서 트럼프 측과 가까운 공화당 의원들이 이번 법안을 밀어붙인 것은, 단순한 금융 제도 개혁이 아니라 자기 이해관계를 합법화하거나 제도권 내에서 보호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재선 캠프는 2025년부터 암호화폐 정책 완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가족과 그 측근들이 보유하고 있는 암호자산의 가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클릭)
연방과 주 간의 힘의 균형 문제
이번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주 정부 허가 체계를 인정하면서도, 연방 준비제도(Federal Reserve)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구조가 오히려 연방정부와 주 정부 간 혼선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스테이블코인 기업들이 법적 불확실성 속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어느 주에서 허가를 받은 회사가 연방 차원에서 거부될 경우, 이 기업은 수개월 동안 시스템 개선과 비용 낭비를 감수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중 규제 구조는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대형 기업이나 정치적 연결고리가 있는 업체만 살아남는 불공정한 환경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보호가 여전히 미흡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자산을 1:1로 준비하고, 월별 보고서를 의무화하는 등의 조치를 포함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 대응 장치는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발행사 파산 시 사용자 자산이 어디까지 보호되는지, 누가 우선 채권자인지, 어떤 방식으로 환불 절차가 진행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습니다. 이는 과거 테라-루나(UST) 붕괴 사태나 FTX 거래소 파산 사태처럼, 발행사나 중개기관이 갑작스레 무너질 경우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입니다.
대형 은행과 기업 중심의 구조
법안 구조상 대형 은행이나 자본력이 있는 기술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유리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금융 업계의 새로운 진입 장벽을 만들고, 기존 금융 시스템과 다를 바 없는 독점 구조를 재현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암호화폐의 핵심 철학인 탈중앙화와 개인의 금융 자유라는 가치를 고려하면, 이번 법안은 오히려 제도권 자본과 정치권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시장을 재편하려는 시도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향후 일정
1. 상원 통과 절차
이번 법안은 하원을 통과했지만, 아직 상원 통과는 남아 있습니다. 상원에서는 금융위원회와 기술위원회 등 관련 소위원회에서 추가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주요 일정이 예상됩니다. (관련 기사 클릭)
- 2025년 9월 ~ 10월: 상원 청문회 개최, 증인 진술 및 법률 조항 세부 조정
- 2025년 11월: 상원 전체 회의 표결 예정 (대선 전 정치적 긴장 감안 시 지연 가능성 있음)
- 2026년 상반기: 상·하원 공동 조율 및 대통령 서명 절차
2. 주요 기업의 대응 및 준비 현황
- PayPal, Circle, JP Morgan 등은 이미 법안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구조를 조정 중이며, 새로운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클릭)
- 소규모 암호화폐 기업은 규제 대응을 위해 미국이 아닌 해외로 본사를 이전하거나, 파트너십 전략을 모색 중입니다.
- 기존 비인가 스테이블코인(예: DAI, Frax) 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제한적 사용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어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대체 모델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GENIUS 법안은 미국 암호화폐 시장에서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미국의 미래 디지털 화폐 환경은 GENIUS 법안의 실행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한 만큼, 앞으로 2년간 시행 준비 과정에서 미국의 기업과 정부 움직임에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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